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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 인터뷰] 조주형·이남석, 스포츠 디자인계 멀티플레이어 꿈

  • 2017-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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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자기 색이 있다. 선수 유니폼, 응원 도구, 경기장 벽면에도 각 구단 고유 색깔이 함께한다. 이 같은 디자인은 스포츠와 팬의 마음을 묶어주는 힘이 된다. 스포츠 디자인 스타트업 ‘라보나 크리에이티브’의 조주형, 이남석 공동대표는 그 힘을 믿는다.

라보나 크리에이티브는 고난도 축구기술 ‘라보나킥(Rabona kick·꽈배기킥)’에서 따온 이름이다. 라보나킥은 디딤발 뒤로 발을 교차해서 공을 차는 화려한 기술이다. 조주형, 이남석 대표는 디자인이 가져다주는 시각적인 즐거움, 창조성(Creativity)을 닮고싶어 회사명을 라보나로 지었다.

라보나는 프로구단부터 아마추어 팀까지 유니폼, 엠블럼(Emblem), 포스터 등을 기획하고 제작한다. 디자인 상품으로 팬과 구단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는 조주형, 이남석 대표를 6일 중구 광희동에 위치한 라보나 크리에이티브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 축구 좋아하는 디자이너들 모이다

2015년 9월에 시작해 지금 창업 2년차인 조주형, 이남석 대표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조주형 대표는 스포츠웨어 브랜드 험멜코리아(Hummel korea)에서 유니폼 디자이너로 일했다. 조 대표는 2011년 회사 입사 면접에서 당차게 프로팀 유니폼 디자인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처음 작업한 디자인이 운이 좋게 경남과 전북 유니폼으로 채택됐다.  그 후 전북 현대모터스 20주년 기념 유니폼과 인천유나이티드, 강원FC, 대구FC, 경남FC 등 프로구단 유니폼을 디자인하면서 스포츠 디자인의 재미를 느꼈다.

“원했던 스포츠 분야 회사에 취직했기 때문에 처음엔 창업을 생각해보지 않았다. 5년 차에  회의감, 나태함을 느끼자 내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고민이 들었다. 업무 특성상 연말에 일이 몰려 힘들었고 반복되는 일상에 성취감도 줄어들었다. 어떻게 하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자 답이 나왔다. 회사를 차려 독립하자는 거였다”

이남석 대표는 SM, 큐브 등 엔터테인먼트 상품(Merchandise, MD) 디자이너로 경력을 시작했다. 대학교 졸업 후 자신이 꿈꾸던 축구 관련 일을 찾아봤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상품 디자인을 하는 회사에 들어가 아이돌 MD를 디자인했다. 이 대표는 이런 경험이 지금 스포츠 구단 상품을 디자인할 때 밑거름이 된다고 말한다.  

“디자이너들은 자신만의 디자인 영역을 구축하고 싶은 꿈이 있다. 취미와 전공을 살려 훗날 스포츠 디자인을 하는 회사를 열고 싶었다. 우리나라는 스포츠 디자인 산업이 아직 자리잡지 않아서 막연하게만 꿈꿨었다. 그 때 조주형 대표가 함께 창업해보지 않겠냐고 연락했다.”

그들이 스포츠 디자인하기로 마음먹은 건 단순한 이유다. 둘 다 축구를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이남석 대표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 엠블럼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이 대표가 대학에서 공부할 때는 한국 대표팀 공식 엠블럼이 없었기 때문이다. 축구에 대한 흥미는 전반적인 스포츠 디자인에 대한 관심으로 커졌다.

◇ “우리가 스포츠 산업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디자이너였던 조주형, 이남석 대표에게 창업은 처음 겪어본 장애물이었다. 창업 초기에는 라보나 크리에이티브의 이름만 알리자고 생각했다. 스포츠 구단 상품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업계에서 라보나의 디자인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우리는 디자인만 해왔기 때문에 창업에 막연한 압박감을 느꼈다. 스포츠 산업 시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새로운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찾는 구단이 있을까 걱정이었다. 사업 초반에는 유니폼 사업에서 수입을 충당할 생각이었다.”

현재 스포츠 디자인 사업은 시장이 형성되는 과도기를 지나는 중이다. 두 대표는 가격책정을 할 때도 합리적인 단가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기존 디자인 회사를 다니면서 익힌 노하우다. 라보나는 구단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인지도를 쌓아갔다. 특히 라보나 크리에이티브의 유니폼 브랜드는 팀이 만족할 수 있는 가치를 주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구단에서 먼저 특별한 이벤트나 아이템을 제안하며 함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우리의 디자인 역량이 알려지면서 다른 구단에게도 의뢰이 오기 시작했다. FC서울 같은  수도권 팀들은 직접 가서 계약을 맺는 편이지만 전국에 스포츠 구단 연고지가 있어 계약 때마다 가긴 힘들다. 처음 한번은 직접 구단과 만나고 그 후에는 메일과 메신저로 결과물을 주고 받는다.”


◇ 두 사람이 모두 만족하는 디자인이어야 한다

라보나의 디자인은 ‘스토리텔링(Storytelling)’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니폼을 디자인 할 때도 마찬가지다. 디자인에 이야기가 있을 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FC서울의 상품들도 실제로 경기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세리모니나 포즈에서 영감을 얻었다. 선수들을 도트로 표현해 상품을 디자인한 것이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책이나 잡지를 읽다가, 길을 돌아다니다가 순간적으로 쓸만한 디자인이 생각난다. 그 때 떠오른 생각 중 구단과 이미지가 맞으면 작업을 시작한다. 소비자들은 그런 부분에서 흥미를 느낀다. 기본적으로 스포츠 본질적인 느낌을 살리면서 이야기를 집어넣어 상품을 디자인하는 편이다.”

조주형, 이남석 대표는 ‘두 사람이 모두 만족하는 디자인이어야 한다’라는 원칙을 세웠다. 자기가 한 작업물은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 때가 있다고 한다. 두 대표는 서로 그런 부분들을 이해하고 열린 사고로 작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서로에게 의견을 구하고 양보하면서 탄생한 디자인이 더 좋은 결과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FC서울 데얀 컴백 기념상품의 경우에는 데얀 선수가 전지훈련 중 새시즌 예상성적을 묻는 질문에 Champion, like always(챔피언, 언제나 그랬듯이)라고 말한 것에서 디자인을 시작했다. 선수의 말 한 마디가 기념상품 패키지(Package)가 된 것이다. 이 문구는 지난해 FC서울 구호가 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라보나 크리에이티브는 포항스틸러스 황선홍 고별 패키지, 2016 시즌권 패키지를 디자인했다. 또 FC서울 레트로 유니폼 패키지, 호랑이 이미지를 이용해 울산현대프로축구단 2016 시즌 유니폼 폰트를 만들었다.

◇ 스포츠 디자인 산업의 멀티 플레이어를 꿈꾸며 

라보나 크리에이티브는 스포츠 산업계의 '멀티 플레이어’를 꿈꾸고 있다. 둘 다 스포츠를 좋아해 스포츠 산업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국내에는 그래픽 디자인, MD, 유니폼까지 디자인할 수 있는 회사가 흔하지 않은데 라보나는 모두 디자인할 수 있는 것이 가장 강점이라고 자신했다. 조주형 대표는 스포츠 유니폼 디자인을 했고, 이남석 대표는 MD 디자인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꿈은 스포츠 산업 시장 개척이다. 조주형 대표는 능력있는 스포츠디자이너들을 발굴해 좋아하는 일과 열정에 쏟을 수 있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했다. 이남석 대표는 스포츠 디자인에 대해 계속 고민하면서 국내 프로 스포츠 산업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앞으로 어디서나 만들 수 있는 상품보다는 기획과 디자인 둘 다 잡을 수 있는 아이템 발굴에 주력을 다할 예정이다. 우리는 지금 국내 스포츠 산업을 이끌어가는 의미있는 도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축구 유니폼 브랜드 또한 더 키울 예정이다. 라보나 크리에이티브가 국내 스포츠 디자인 산업에 획을 그을 날을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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